人生, 그 자체에 대한 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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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3년만의 첫 드라마. 기타활동


# 0.

거미줄 친지 오래인 블로그에 다시 로긴하게 만든 장본인은, 역시나 그분.



# 1.

나는 요즘 지바고를 보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본 게 3월 11일인가?
극 자체가 내 취향이 아니기도 하고 너무 장기공연이라 그렇기도 한데,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돈.

배우에 대한 애정에는 전혀 변화가 없지만
다른 것 다 차치하고라도,
짝수해마다 이상하게 역마살이 끼는 체질이라서 그런지
여행이 너무 가고 싶은데 돈이 정말 없....

올해 안에 어디든 뜨려면 악착같이 모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지내고 있다.

그리고 오랫동안 안보다 보니 점점 더 안보고 싶어짐.
이건 공연보는 사람들은 무슨 말인지 다 알거고 ㅋㅋ



# 2.

그러던 어느 날..........이 아니고 오늘
드디어 드라마 확정기사가 났다.

데뷔 13년만의 첫 드라마인 것까지는 좋은데
가을부터 매일 TV에서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기쁘고 설레고
드디어 통장님의 배를 불려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신나기는 하는데.

할까말까 뉘앙스의 기사가 났을 때까지만 해도
뭐 해도 좋고 안해도 좋고
헤드윅을 해주면 정말 기쁘기야 하겠지만 그럼 여행은 절대 못가겠지 싶어서
내 마음도 반반이었는데.

확정이라는 소식을 들으니...벌써부터 마음이 아프다.

조드윅을 못봐서가 아니라.



# 3.

2009년도에,
강원도 횡성에 있는 <토지> 셋트장에서
케이블 사극을 찍은 적이 있다.

반년 정도
격주로 2박 3일씩 셋트장 숙소에 머물면서 촬영을 했었는데.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끔찍하니까;;

물론 편당 7천만원짜리 저예산 드라마와
M본부 자체제작 창사 51주년 특집 드라마 사이에는
어마어마한 환경의 차이가 있겠지만.

밤씬 촬영분량이 아직도 한참이나 남았는데 저 멀리에서 동이 터올 때, 
낮씬 촬영분량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데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때,

산속에서 이름모를 벌레에게 물려 시골병원 응급실로 달려가야 했을 때,
매일 밤 조명기 아래로 몰려드는 수십마리 나방들의 날개에 뺨을 맞아야 했을 때,
평범한 (?) 난방 시스템으로는 해결할 수 없을만큼 셋트장의 모든 수도가 꽝꽝 얼어붙었을 때,

그런데 지금 찍고 있는게 당장 내일 방송분량이거나
혹은 최악의 경우 오늘 밤 방송일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느껴야 했던 그 기분은,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절대 모르는 것;;

배우가 앞으로 겪어야 할 고통들을 하나하나 떠올려보면,
내 통장사정 따위는 문제가 아니다;;



# 4.

물론, 주연배우인만큼
내가 걱정하는 정도의 고생까지는 하지 않을테지만
(내가 걱정을 하던말던 아무도 신경 안쓸테지만;;)

데뷔작을 16부작이나 20부작 정도의 현대물로 시작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여전히 남는다.

한국 드라마 제작 시스템에서는 아직까지도
현대물 역시 만만치 않게 힘들긴 하지만

대하드라마(일지 아닐지 모르겠지만 아마 거의 50부 이상일것 같고),
게다가 한여름부터 시작해야 하는 사극,
셋트장이 어디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겨울까지 촬영이 이어진다고 생각하면.......허허



# 5.

그러니 지금 상황에서 내가 바랄 수 있는 것은,
그저 건강하게, 몸도 마음도 다치지 말고 무사히 작품을 끝내는 것 뿐.

시청률도 물론 아주 잘 나오면 좋겠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그 이름 석자가 또렷이 각인된다면
더할나위 없이 기쁘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그 무시무시한 환경에 잘 적응하고 극복하는 것일테니.

힙냅시다.
당신의 뒤에는 늘
당신의 선택을 조건없이 믿고 지지하는 우리가 있으니까요.





+) 사족

이제 슬슬 여행계획 좀 구체적으로 세워야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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